덕질은 무조건 함께해야 더 재밌는 것도 아니고, 혼자 해야 더 진한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는 내가 어떤 방식으로 만족을 얻는지에 따라 더 잘 맞는 리듬이 달라집니다. 조용한 깊이 몰입형이나 장기 동행 로열형은 혼자 콘텐츠를 천천히 곱씹는 시간에서 만족도가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현장 점화 부스터형이나 확산 무드메이커형은 누군가와 같은 감정을 주고받을 때 재미가 배가되고, 현장이나 SNS의 상호작용이 덕질 에너지가 됩니다.

그렇다고 한쪽으로 고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에는 혼자 보고 싶지만 컴백 기간이나 공연 시즌만큼은 사람들과 같이 달리고 싶은 사람도 많고, 평소에는 활발하게 떠들어도 유독 힘든 시기에는 조용히 따라가고 싶은 사람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어떤 방식에서 회복되고 어떤 방식에서 소모되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누군가와 덕질한 뒤 기분이 차오르는지, 아니면 피곤해지는지. 혼자 본 뒤 편안한지, 외로운지. 그 감각이 가장 솔직한 기준이 됩니다.

정답 같은 덕질 방식은 없습니다. 내 마음이 덜 깎이는 방식으로 좋아할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북적이는 날도 덕질이고, 혼자 오래 여운을 품는 날도 덕질입니다. 타입을 안다는 건 남의 리듬을 억지로 따라가지 않아도 된다는 허락을 나에게 주는 일이기도 합니다.